'가슴 철렁' 오스틴-강승호 충돌 순간…경기 멈추고 숨죽였던 야구장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경기 후반, 모두가 숨을 죽이는 아찔한 장면으로 멈춰섰다.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주루 도중 수비수와 충돌한 뒤 쓰러진 것. 당시 야구장을 가득 메운 침묵은 그가 일어나기 전까지 이어졌다.

8회, 무사 1루…충돌과 함께 멈춰버린 시간

사건은 8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일어났다. 문보경의 2루 땅볼에 1루 주자 오스틴은 2루 진루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수비에 들어온 두산 2루수 강승호와 충돌했다. 충돌 직후 오스틴은 머리 쪽을 부여잡은 채 쓰러졌고, 약 1분 동안 미동이 없었다.

그라운드는 급격히 긴장감에 휩싸였다. 의료진과 코치진이 긴급히 투입됐고, LG 정수성 코치는 혹시 모를 경추 손상을 대비해 오스틴의 목을 받치며 침착하게 상황을 관리했다.



끝까지 곁을 지킨 강승호…양 팀 팬도 하나된 순간

충돌 상대였던 강승호는 오스틴의 헬멧을 직접 주워 들고 그의 곁을 끝까지 지켰다. 경기 중 벌어진 불가피한 사고였기에 고의성은 없었지만, 강승호는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오스틴의 상태를 지켜봤다.

다행히 오스틴은 어지러움을 호소하면서도 의식을 되찾고 천천히 일어났다. 부축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길에 그는 강승호에게 “괜찮다”는 손짓을 보냈고, 양 팀 팬들로부터 안도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 분위기를 바꾼 오스틴의 홈런, 그리고 투혼

이날 오스틴은 단순한 타자를 넘어 팀의 중심이었다. 1회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이끌었고, 6회에는 2-1 박빙 상황에서 두산 최원준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좌중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6경기 만의 홈런이었다.

오스틴의 한 방으로 LG는 5-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지만, 이어진 충돌은 그 모든 흐름을 잠시 멈추게 했다. 뜨거운 경기 속, 모두가 오직 한 선수의 안녕을 바라는 모습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의 장면이었다.

염경엽 감독, 더그아웃 전원 안도…스포츠맨십 빛났다

오스틴이 일어나자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LG 더그아웃 전원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고, 충돌 상대였던 강승호 역시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승부가 걸린 경기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의 관심이 ‘선수의 안전’에 집중돼 있었다.

오스틴은 경기 후 팬들과 동료들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프로 선수로서의 책임감과 투혼을 보여줬다. 이날의 승리보다 더욱 빛났던 것은 야구를 향한 존중, 동료를 향한 마음, 그리고 스포츠맨십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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